딸둥이와밴쿠버도전기 '23

딸둥이 워킹맘은 왜 밴쿠버로 떠났을까1

grace_evry 2023. 12. 2. 12:24

 
아이들이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갈 때마다
이 고민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영어유치원 보낼까 말까


영유를 보내려면 두 명을 동시에 보내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안보낸다면 집에서 엄마표영어는 어떻게 하는 걸까 
유치원이 아니라 영어 학원이라던데, 이 나이에 적당한 걸까
외국어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연령발달에 적합한 모국어, 인성발달은?
 
그 어느 쪽도 정답은 없는 고민만 엎치락뒤치락해 왔고,
 
다행히 13년간 열심히 일해온 나의 회사는, '개인적 판단으로 현존 최고의 보육환경을 자랑하는' 직장 어린이집을 제공했고, 출근과 동시에 즐겁게 떠난 아이들은 근 10시간 가까운 체류시간에도 매일 아쉬운 마음으로 어린이집을 나왔다. 나의 퇴근과 함께.
 
한국나이 7세까지도 기꺼이 직장어린이집을 다녔고 영어라고는 원내 특별활동인 영어수업과 태블릿 학습이 전부.
 
때때로 조급하고
때때로 현실에 순응했지만
나는 지극히 S형.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다음 고민은.. 음. 초등학생이 되네.
직장어린이집은 출퇴근 때까지 봐주기라도 했지 1학년 하교시간이 오후 12:30이라는 말을 듣고 패닉에 빠졌다. 
현실적으로 조부모님의 도움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 도우미라는 대안도 있지만 또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또 빠르게 돌아오는 방학은 또 어쩌고.
 
다행히 회사는 각각의 아이들에게 법정육아휴직 1년 외 무급휴직 1년을 부여했고, 나에겐 무급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최대 2년이라는 시간이 추가로 주어짐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리고 쌍둥이라 행복한 점은 오직 한 가지의 학령기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것!!
 
저학년, 아직은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우리 아이들을 엄마가 직접 돌보면서(식사, 공부습관 등) 아이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럼 이 한시적 '전업주부' 생활을 국내에서 하나.. 해외에서 하나.. 얼마나 다를까?
 
그러고 때가 될 때마다 검색에 돌입했다. 
작은 손에 든 핸드폰으로 온 세계를 누비면서.
 
많은 사람들이, 또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해외 어느 도시에서 한 달 살기, 두 달 살기, 1년 살기 하는 수기를 많이 읽어보게 된다.
 


그러고 결정하게 된 곳. 캐나다 밴쿠버. 
1. 미처 가보지 못한 북미영어를 경험해 보자
2. 넓은 영토 대비 적은 인구로 이민자의 유입에 적극적인 캐나다
3. 사계절이 있으나, 시원한 여름과 상대적으로 덜 추운 겨울을 가진 캐나다 서부, 밴쿠버
4. 천혜의 자연과 미국을 여행할 수도 있다는 장점, 미국보다 인종차별과 덜 경쟁적 문화
 
어차피 한국에서 학생으로 살아간다는 건 필연적으로 학원 뺑뺑이를 수반하게 되는데 저학년 동안만이라도 그저 영어만 좀 익숙해진다는 생각으로 실컷 놀면 어떨까?
 
그렇게 틈틈이 캐나다 살이를 준비하게 된다. 
최초 착안부터 실제 비행기를 타게 될 때까지 1년 좀 안 되는 시간이 걸렸다.
맞벌이 육아 그 틈바구니에서 겨우 건져낸 거라.
(2편으로 이어져요)

,
아 그리고 혹시 영유를 고민하다 이 글을 지나가신 분들을 위해 짤막한 의견을 덧붙이자면,

진실로. 정답은 없다.
영유 7세 어린이가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제일 잘한다는 것처럼, 실제로 영어에 상당히 능통해진 어린이들도 많이 있다. 미리 습득한 영어 덕분에 추후에 다른 과목들에 집중한다고들 한다.

다만, 겉에서 본 나의 느낌은
아이들은 그 나이대에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치가 분명 존재한다는 점이다.
고루 발달하는 경우도 분명 있지만
영어에 집중하느라 몇 가지를 놓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이 모국어든 애착이든 사회성이든.

그런데. 요점은.
우리 아이들 모두 결국 평균치, 혹은 그 이상의 능력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이다. 공부는 평생 하는 과정이고 어느 것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정답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내가 만들어나갈 가치관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며 채워나갈 뿐이다.

오늘도 한걸음 더 나아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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